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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여, 하나님의 뜻을 전하고 있는가
설교자는 주일마다 강단에 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지만 그 설교가 과연 하나님의 본래 의도와 일치하는가? 그것이 우리가 반드시 점검해야 할 중요한 질문입니다. 우리가 선포하는 그 메시지는, 정말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 지금도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인가? 아니면, 본문을 빌미로 삼은 인간의 아이디어나 도덕적 교훈에 불과한가?
강해설교란, 설교의 내용과 방향이 철저히 성경 본문의 내용과 의도에 의해 결정되는 설교입니다. 강해설교자는 자신이 본문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본문 자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합니다. 즉, 하나님의 의도가 설교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강해설교의 성경적 당위성이 출발합니다.
1.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설교
한 가지 상상을 해봅시다. 당신이 설교를 전하는 그 순간, 하나님께서 회중 가운데 앉아 계신다면, 그분의 얼굴 표정은 어떨까요? 당신의 설교를 들으시며, “그건 내가 그 본문에서 말하려던 것이 아니란다”라고 안타까워하실까요? 아니면 “그래, 바로 그것이 내가 내 백성에게 전하고자 했던 말씀이란다”라고 기뻐하실까요?
이 질문은 설교자의 태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설교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해야 하며, 본문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전달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강해설교는 설교자의 정체성과 사명을 깊이 있게 묻습니다.
2. 성경적 강해의 기초: 에베소서와 디모데후서의 명령
강해설교를 성경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대표적인 본문은 에베소서 4장 11절과 디모데후서 4장 2절입니다.
- 에베소서 4:11은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라고 말하며,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해 ‘목사와 교사(pastor-teachers)’라는 은사를 주셨음을 선언합니다.
- 디모데후서 4:2는 이 은사를 받은 자들에게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고 분명히 명령합니다.
즉, 강해설교는 단지 한 설교자의 스타일이나 철학이 아니라, 말씀을 위임받은 자들이 감당해야 할 성경적 책임인 것입니다.
3. 사도행전이 보여주는 말씀 중심의 설교
신약성경에서 설교의 본질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책은 바로 사도행전입니다. 사도행전에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표현은 자주 사도들의 설교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 사도행전 6:2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접대를 일삼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다”
- 사도행전 12:24 “하나님의 말씀은 흥왕하여 더하더라”
- 사도행전 13:5, 46; 17:13; 18:11 등에서도 비슷한 구절들이 반복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사도들의 설교는 단지 인간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로 간주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설교가 ‘하나님이 지금 이 시간에 말씀하시는 통로’라는 인식을 반영합니다.
4. 구약성경을 강해한 사도들
흥미로운 사실은, 사도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때 단지 예수님의 삶과 죽음, 부활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들은 철저히 구약성경을 인용하며 예수님이 약속된 메시아임을 설교했습니다.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설교에서 베드로는 요엘서와 시편을 인용하여 메시지를 구성합니다. 바울 역시 회당에서 설교할 때 항상 구약성경을 근거로 복음을 해석했습니다(행 13장, 17장 등).
이 사실은 중요한 신학적 결론을 제시합니다. 곧, **“말씀을 전파하라”**는 명령에는 신약성경뿐 아니라 구약성경도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성경 전체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예고이자 해석이기 때문입니다(딤후 3:16; 롬 15:4).
5. 바울과 디모데의 설교 이해
바울은 디모데에게 다음과 같이 권면합니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모든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 (딤후 4:2)
이 명령의 배경은 앞 장(딤후 3:16-17)입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바울은 디모데가 ‘말씀을 전파하라’는 명령을 들을 때, 그 “말씀”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정확히 알았다고 봅니다. 그것은 바로 ‘성경’, 곧 구약 성경과 사도적 가르침이었습니다. 디모데는 어릴 적부터 성경을 배웠고(딤후 3:15), 그것이 그가 설교해야 할 말씀이었던 것입니다.
6. 성경 전체가 강해설교의 대상이다
이 모든 근거들을 종합해보면, 오늘날 우리가 설교해야 할 “말씀”은 성경 전체, 즉 구약과 신약을 포함한 하나님의 게시입니다. 강해설교는 이러한 성경의 권위에 근거해, 본문을 철저히 해석하고 청중에게 명확히 전달하려는 설교 방식입니다.
- 이는 신명기 8:3의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게 알게 하려 하심이라”는 진리를 따릅니다.
- 또한 디모데전서 4:13 “읽는 것과 권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에 전념하라”는 바울의 권면도 오늘날 설교자들에게 그대로 적용됩니다.
7. 느헤미야의 본보기: 해석하고 깨닫게 하라
성경에서 강해설교의 실제적 장면을 보여주는 대표 본문이 느헤미야 8장 8절입니다.
“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에게 그 낭독하는 것을 다 깨닫게 하니”
이 구절은 설교자가 해야 할 세 가지 핵심 임무를 요약합니다:
- 말씀을 낭독하라 – 하나님의 말씀 자체를 중심에 두라.
- 뜻을 해석하라 – 본문의 원의도를 밝혀라.
- 깨닫게 하라 – 청중이 그 말씀을 이해하고 반응하게 하라.
이 세 가지는 오늘날 강해설교자가 마땅히 따라야 할 기본 사역 모델입니다.
결론: 강해설교는 하나님의 계획이다
하나님은 강해설교를 통해 그분의 백성을 모으시고, 세우시고, 이끄시는 일을 행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따라서 설교자는 성경 본문을 단순히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하나님의 뜻이 담긴 본문을 깊이 파고들어, 그 의미를 해석하고 청중에게 살아 있는 말씀으로 선포해야 합니다.
말씀은 죽은 글이 아니라 살아 있는 하나님의 음성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 사람은 구원에 이르고, 성도는 성숙하며, 교회는 세워집니다. 설교자여, 당신의 설교가 성경으로부터 시작되며, 성경 안에 머물고, 성경을 통해 끝맺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강해설교입니다.